머귀나무 <Zanthoxylum ailanthoides Siebold & Zucc. >
-운향과-
해발이 조금 있는 중산간의 도로를 지나가다 보면 미색의 꽃이 피어 있는 나무를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머귀나무 꽃들이 한창인데 이미 열매를 맺고 있는 개체도 많이 보였습니다.
돌아가신 부모를 위해 장례식에 쓰는 지팡이를 상장대,제주에서는 방장대라고 부릅니다.
가례(家禮)에 따르면,
'지팡이는 대나무를 사용하며 높이는 가슴과 나란히 하는데 밑동을 아래에 둔다.
지팡이로 대나무를 사용하는 것은 아버지가 자식의 하늘이니 대나무가 하늘을 본떴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상장대는 오동나무를 깍아서 만드는데 위는 둥글고 아래는 네모나다.
오동나무를 사용하는 것은 오동의 桐과 동(同),즉 같음을 말함이다.
속마음으로 슬퍼함이 아버지와 같음을 의미한다.'
즉,둥근 대나무는 하늘을 의미하고 오동나무를 네모로 깍은 것은 땅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오동나무로 관을 짜고 남은 가지로 상장대를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주에서는 예부터 어머니의 상장대로 이 머귀나무를 사용하여 왔습니다.
머귀나무에는 보시는 바와 같이 굵은 가시가 박혀 있습니다.
이런 가시의 고통을 느끼며 어머니를 생각하라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이 머귀나무는 암수딴그루입니다.
올해는 암나무를 찾아 헤메이던 기억이 많습니다.
나무가 너무 높아 암나무의 꽃을 담기가 어려웠던 탓이지요.
육지에서 어머니의 장례때 오동나무로 상장대를 사용한 것과는 달리
제주에서는 오동나무가 귀하여 대신 이 머귀나무를 사용하였습니다.
옛 문헌에 따르면 머귀나무는 오동나무의 옛이름으로 기록되면서 머귀나무를 사용한 것도 한 원인인 것 같습니다.
8월이면 머귀나무에 꽃이 피어 나는데 황백색꽃이 원뿔 모양으로 자잘하게 모여서 피어납니다.
잎자루와 줄기에 난 가시는 자라면서 가시의 날카로움은 없어지고 코르크 부분만 남아 있게 됩니다.
가을이 되면 까만 씨가 익어 가는데 산초나무와 마찬가지로 독특한 향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운향과라서 그런지 산초나무나 초피나무, 왕초피나무의 열매를 닮아 있습니다.
머귀나무를 포스팅하며 어머님댁에 안부 인사 올리려 합니다.
오늘도 고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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