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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식물,풍경/목본

해학과 위리안치의 탱자나무

by 코시롱 2021. 4. 1.

 

탱자나무 <Poncirus trifoliata (L.) Raf.>

-운향과-

 

 

1983년부터 1992년까지 방송되었던 유머1번지 코너에 고 김형곤의 풍자 개그 코너인

<탱자 가라사대>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공자를 연상케 하는 '꽁자 가라사대'로 시작하였으나

이후 춘추전국시대의 탱자나무 그늘 아래서 도를 얻었다는 '탱자 가라사대'로 만들어 유행하였던

개그가 있었습니다. 오늘은 탱자나무로 하루를 열어 드립니다.

 

 

 

 

곶자왈이나 오름에서 자생하는 탱자나무는 흰색의 꽃을 활짝 피워 숲 속을 환하게 비춰주고 있습니다.

할 일이 없이 빈둥빈둥 논다는 의미인 '탱자탱자'는 이 탱자나무와 관련이 없는 듯 합니다.

탱자는 탕자<蕩子>:방탕한 사람이란 뜻으로 '탕'이 중모음화를 일으켜 '탱'이 된 것이라고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탱자나무의 덜 익은 열매를 썰어 말린 것을 지실(枳實)이라 하고,

 익은 열매를 썰어 말린 것을 지각(枳殼)이라 합니다. 탱자나무의 한자 이름은 지(枳)이며,

남귤북지(南橘北枳), ‘따뜻한 곳에서는 귤이 열리지만 추운 북쪽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열린다.’는 말의 그 지(枳)입니다.

 

 

 

 

 

 

조선시대 죄를 지으면 유배를 보내는 경우가 있었은데 그 형벌의 이름이 ‘위리안치(圍籬安置)’ 즉,

 ‘가시나무로 울타리를 둘러치고 그 안에 머물게 한다.’는 뜻입니다.

이때 심었던 나무가 탱자나무인데 조선시대 제주에 유배오면 이 위리안치의 형벌의 기록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강화도 갑곶리에 있는 탱자나무는 천연기념물 제78호와 제79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문화재청 강화도의 갑곶리의 탱자나무>

 

《동의보감》에 보면 탱자열매는 피부병, 열매껍질은 기침, 뿌리껍질은 치질,

 줄기껍질은 종기와 풍증을 치료하는 귀중한 약재로 쓰였다고 합니다.

나무 자체는 별로 쓰임새가 없을 것 같으나 북채를 만드는 나무로 탱자나무를 최고로 친다고 합니다.

<우리 나무의 세계 1권 박 상진>

 

 

 

<종피를 제거한 탱자나무 종자>

 

 

언제 꽃이 피었는지 하얗게 수놓은 탱자나무의 꽃들은 5월이 되면서 초록색으로 익어가는데

아주아주 시큼하고 신맛이 강해 한 번 먹어 보면 인상을 찌뿌리게 됩니다.

 

 

 

 

탱자나무의 꽃말이 '추억'이라고 합니다.

아마 탱자나무의 열매를 먹어 보았던 신맛의 기억이 잊혀지지 않을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고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