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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식물,풍경/초본

'꼬부랑 할머니'가 생각나는~ 가는잎할미꽃

by 코시롱 2018. 3. 20.

 

 

가는잎할미꽃 <Ranunculaceae cernua (Thunb.) Bercht.& J.Presl>

-미나리아재비과-

 

 

 

봄을 재촉하는 봄꽃들의 향연이 계속되고 있는 화요일 아침입니다.

이제 봄을 맞이하는 꽃들의 향연이 더욱 풍성해지겠지요.

오늘은 지금 막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가는잎할미꽃을 만나 보겠습니다.

제주에서 자라는 할미꽃을 가는잎할미꽃이라 합니다. 다른 종류에 비해 잎이 가늘게 갈라져서 붙여진 것이지요.

 

 

 

 

 

 

 

 

 

제주에서는 변산바람꽃을 시작으로 세복수초,괭이눈 종류가 피어 나고 그 뒤를 이어 제주의 할미꽃인 가는잎할미꽃이 피어납니다.

가는잎할미꽃의 학명을 'Pulsatilla cernua'라 하는데 속명 'Pulsatilla'는 '종모양의'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종소명 'cernua'는 '고개를 숙인'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할미꽃의 모습을 연상하면 학명이 적절하게 쓰여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주에서는 양지바른 초지나 풀밭,특히 무덤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야생화입니다.

이 가는잎할미꽃을 담을 때마다 어린 시절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 오곤 합니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할미꽃이 7종 정도로 기술이 되어 있습니다.

할미꽃,가는잎할미꽃,노랑할미꽃,산할미꽃,분홍할미꽃,동강할미꽃,긴동강할미꽃이 그것입니다.

제주에 자생하는 할미꽃은 일반 할미꽃에 비해 꽃받침잎이 조금 짧고,꽃의 색이 진하고, 전초도 작은 편으로 가는잎할미꽃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자라는 가는잎할미꽃이나 육지에 나가 담아 온 할미꽃을 보면,

구별이 쉽지 않으나 제주에서 자생하는 할미꽃은 가는잎할미꽃이라는 데는 의견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할미꽃이 주는 이미지만큼이나 슬픈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습니다.

 

'옛날에 할머니가 어렵게 두 손녀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큰 손녀는 차갑고 냉정한 성격인 반면에 둘째 손녀는 마음이 고운 성격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두 손녀는 둘 다 시집을 가게 되었는데,큰 손녀는 부잣집으로, 둘째 손녀는 가난한 집으로 시집을 가게 되었습니다.

할머니가 더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해지자 큰 손녀를 찾아 가지만 외면 당하고 추운 겨울날,

둘째 손녀를 찾아 가다 그만 허기와 추위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 후,할머니가 돌아 가신 자리에 피어난 꽃이 할미꽃이랍니다.'고 하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지요.

 

 

 

 

 

 

 

 

 

 

 

 

 

어릴적에는 무심코 지나치는 길에도 가는잎할미꽃을 만날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이 야생화가 많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할미꽃을 약재로,관상용으로 무분별하게 도채하는 바람에 할미꽃 구경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실제로 서쪽의 오름 자락에는 예전에 비해 가는잎할미꽃을 만나기가 어려워진 곳도 있습니다.

 

 

 

 

 

 

 

 

 

 

뽀송뽀송한 꽃대와 검붉은 꽃을 밀어 올리느라 힘들었는지,

꽃이 피면 수줍게 고개를 숙여 버립니다.

 중국에서는 할미꽃을 '백두옹<白頭翁>'이라고 부르는데,이는 할미꽃의 열매가 달리는 긴 털(암술대)이

할머니의 머리카락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할미꽃 중에 가장 곱다는 동강할미꽃도 있는데,

이 동강할미꽃은 1997년 야생화 사진작가인 김 정명씨에 의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1998년 그의 사진첩에 이 동강할미꽃이 발표되었지요.

 

저도 매년마다 이 동강할미꽃을 담으러 가곤 했습니다.

지금 시기에 맞추어 강원도 정선군에서는 동강할미꽃 축제가 벌어지곤 합니다.

<동강할미꽃 축제 : 2018.3.30 ~ 2018.4.1>

 

 

 

 

 

 

 

 

 

이 할미꽃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수한 느낌을 주곤 합니다.

마치 할머니가 옛날 얘기를 들려 주시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따스한 봄볕을 받고 피어난 가는잎할미꽃이 할머니 품에 안긴 손자처럼 마냥 정겹게 느껴집니다.

 

 

 

 

 

 

 

 

 

 

 

 

 

 

 

 

 

 

 

 

가끔은 이렇게 가는잎할미꽃의 변이인 노란색의 가는잎할미꽃을 만나는 행운도 있습니다.

할미꽃의 종류 중에 노랑할미꽃이 따로 분류가 되어 있지만,이 야생화를 담아 와서 할미꽃이랑 가는잎할미꽃이랑

비교를 많이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근처에 가는잎할미꽃이 같이 있는 걸로 보아 가는잎할미꽃의 변이로 추정을 하였습니다.

 

 

 

 

 

 

 

 

 

 

 

 

특이하게 꽃술까지도 노란색을 띠고 있습니다.

할미꽃의 특징 때문에 수줍게 고개를 숙여 버려 꽃술을 담기가 상당히 어려운 야생화이기도 합니다.

 

 

 

 

 

 

 

 

 

 

 

할미꽃에 관한 슬픈 전설 때문인지 할미꽃의 꽃말이 ' 추억'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가는잎할미꽃으로 하루를 열어 드립니다.

 

오늘도 고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