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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식물,풍경/여행·산행

<한라산 산행기> 한라산 설국에 취하다 <50-2>

by 코시롱 2018. 2. 2.

 

 

 

 

 

 

 

어제 눈이 많이 왔다는 소식에 한라산 어리목을 통하여 한라산 산행을 하였습니다.

지난 1월에는 한라산 성판악을 통하여 정상을 다녀 오고 나서 이번에는 어리목 코스를 통하여 다녀 온 산행기를 남겨 봅니다.

오늘은 한라산 산행기로 하루를 열어 보겠습니다.

 

 

 

 

 

 

 

 

 

 

한라산 등반의 길목인 이 어리목의 어원에 대해 살펴 볼까요?

 

어리목이라는 이름은 18세기 <증보탐라지>의 '어름소'의 표기를 볼때 '어리','어름'의 변형으로 보고,

'목'은 다른 곳으로 빠져 나갈 수 없는 좁은 곳,

따라서 어리목이라는 의미는 얼음이 얼어 빠져나가지 못하는 길목 정도로 해석하면 옛날에는 이 어리목 계곡이

접근도 어려웠을뿐만 아니라 겨울에는 눈이 많이 오고 얼음도 얼었던 곳이었나 봅니다.

 

 

 

 

 

 

 

 

 

 

 

해발 1,423미터의 사제비동산에 이르자 새로운 세상이 펼쳐져 있습니다.

오른편에 길게 누워 있는 사제비동산은 제주의 오름 가운데 하나로 새잽이동산,사제비오름,한자로는 조접악이라

불리는 곳입니다.이곳부터는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져 만세동산까지 넓은 평원이 펼쳐져 있는 곳이지요.

 

 

 

 

 

 

 

 

 

 

올라올때에는 날씨가 좋지 않아 걱정되었는데 막상 올라오니 시내와는 달리 산행하기 좋은 날씨였습니다.

약수터는 이미 눈이 너무 많이 쌓여 얼어 있고 근처의 노송만이 저를 반겨주고 있습니다.

 

한라산 등반기록을 처음으로 문헌에 남긴  것은 임제의 '남명소승'이라고 합니다.

임제는 1577년 과거에 급제하였으나,정치에 뜻을 두지 않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유람을 했던 학자입니다.

임제는 1577년 11월에 제주에 내려왔다가 다음해인 1578년 3월에 돌아가며 남긴것이 '남명소승'입니다.

 

 

 

 

 

 

 

 

임제는 한라산 존자암에 머물며 날씨가 풀리기를 기원하는 발문가를 지었는데,

'하계의 어리석은 백성이 소원하는 바가 있습니다.

신이시여~

나의 소원은 바람 맑고 구름이 걷히는 것입니다.

밝은 아침에 밝은 햇빛을 보게 하소서.'

 

 

임제가 한라산을 오른 것은 존자암에 머문 것으로 보아 이 어리목 코스가 아닌 영실 코스로 오른 것 같습니다.

저도 한라산 부악을 보게 해 주소서 하며 올라갔습니다.

 

 

 

 

 

 

 

 

 

 

1600년대 오면 어사의 신분으로 한라산에 오른 이도 있었는데요.

1601년에 김상헌은 한라산산신제를 올리기 위해 한라산을 찾았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당시 제주에서 소덕유,길운절의 역모사건이 일어났는데,선조의 안무어사 자격으로 김상헌이 제주에 왔다가

한라산을 오른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김상헌(金尙憲)의 〈남항일지 南航日誌>에 보면

한라산의 기술을 다음과 같이 기록해 놓고 있습니다.

 

“금강산과 묘향산은 이름만 높을 뿐, 한라산의 기이하고 수려함에는 따라오지 못하리라.”

 

 

 

 

 

 

 

 

 

제주목사의 자격으로 한라산에 오른 이들도 있었는데,

이형상과 이원조 목사가 기록을 남겨 두었는데,특히 이형상 목사의 '남환박물'에서는 한라산의 생태를 구체적으로 기록하였다고 합니다.

연산홍,동백,산유자,녹각,송,비자,측백,황엽가시율,후박,등 다양한 식물들의 이름을 기록해 놓았습니다.

 

 

 

 

 

 

 

 

 

 

 

이원조 목사는 '나는 일찍이 등산하는 것이 도를 배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 왔다.'며

 한라산 등반에 큰 의미를 부여하였던 인물입니다.

특히 이원조 목사 재임시절에 가파도와 우도에 사람을 살게 했다고 합니다.

 

 

 

 

 

 

 

 

 

 

 

또한  선조의 7남인 인성군(仁城君)의 셋째 아들인 이건(李健)은 〈제주풍토기 濟州風土記 1628~1635〉에서

 “한라산에는 곰·호랑이·이리 등과 같은 짐승은 없고, 소나 말이 잘 자라며, 사슴이 놀라울 정도로 번식하고 있다.”고 적고 있다고 합니다.

 

 

한말의 최익현(崔益鉉)은  1875년(고종 12) 3월 한라산을 등반한 그는〈한라산기 漢拏山記〉에서

 “산은 도중에서 포기하면 그로 말미암아 뜻을 이룰 수 없게 되는 것이므로, 인간은 좀더 태연하고 신중해야 한다.”고

인고의 정신을 한라산 산행에서 찾으려 하였다고 합니다.

 

 

 

 

 

 

 

 

 

 

한라산 산행기로 열어 보는 금요일 아침입니다.

오늘도 고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