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에서 내려 온 단풍이 계곡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일요일 아침 오늘은 이 원규 시인의 단풍의 이유를 붙여 하루를 열어 봅니다.
단풍의 이유
-이원규-
이 가을에 한 번이라도
타오르지 못하는 것은 불행하다
내내 가슴이 시퍼런 이는 불행하다
단풍잎들 일제히
입을 앙다문 채 사색이 되지만
불행하거나 불쌍하지 않다
단 한 번이라도
타오를 줄 알기 때문이다
너는 붉나무로
나는 단풍으로
온몸이 달아오를 줄 알기 때문이다
사랑도 그와 같아서
무작정 불을 지르고 볼 일이다
폭설이 내려 온몸이 얼고
얼다가 축축이 젖을 때까지
합장의 뼈마디에 번쩍 혼불이 일 때까지
'여행,식물,풍경 > 사진연습'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희망 가득한 성탄절 되세요.~ (0) | 2015.12.25 |
---|---|
추자도 해안 풍경~ (0) | 2015.11.06 |
낙엽~ (0) | 2015.09.28 |
제주의 노루 이야기~ (0) | 2015.09.21 |
중문 신세계 서커스 공연을 담다~ (0) | 2015.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