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아침 일찍 집을 나서 100번 버스를 탔다.
배낭 하나를 메고 어머님 댁을 방문하니 늘 그렇듯이 맛있는 한치물회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어머님의 정성으로 아침을 해결한 후에 비가 그치길 기다렸다가 한라산 1100도로를 향해 무작정 걸었다.
오늘은 신비의 도로를 거쳐 관음사 밑에 있는 신비의 도로까지 걸어갈 생각이다.
신제주를 지나 수목원 방향으로 지나가다 어느 집 담벼락에 걸린 수세미가 있어 한장 ..
수목원 입구에서 새로 짓고 있는 건물 사이를 지나 죽 올라가니 비가 왔던 흔적들이 여기 저기 보이고 길가에 피어있는 풀꽃들이
비에 젖어 시원한 꽃망울들을 피워내고 있다.
자주색달개비
익모초
오이풀
출발한지 한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신비의 도로 입구에 이르렀다.
이른 아침이라 지나가는 차량들도 한산하고 , 비에 젖어 있는 도로가 이 아침을 싱그럽게 한다.
신비의 도로에 걸맞게 도깨비 모형의 상징물들이 많이 보인다.
신비의 도로, 그 이전에는 도깨비 도로였는데 우회도로를 개설하면서 신비의 도로로 명침이 바뀌고 근처 식당과 도깨비의 모양의 조형물들이
많이 들어서 있는데,관음사에 있는 신비의 도로까지 걸어갈 요량이다.
신비의 도로를 따라 관음사로 이어지는 삼거리까지 1시간 30분이나 걸린다. 표고를 보니 해발 495미터가 찍히고 있다.
한라산 방향(어리목, 중산간 도로)과 관음사 방향으로 이어지는 삼거리에서 관음사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여기에서 길 양편으로 이어지는 억새가 시원함을 더해준다.바람에 일렁이며 춤을 추는 억새의 군락들..
이 길을 따라 계속 걷다보니 옛 섬문화 축제장이 나오고 오른편으로 노루오름을 지나 탐라 교육원까지 오니 벌써 2시간이 넘게 지났다.
섬문화 축제장에서 본 제주시 전경.
아침 9시가 넘어가는데, 계속 아스팔트길을 걷다보니 다리에 무리가 가나 보다.
비가 그친후의 아침햇살에 땀이 배이고, 수건을 꺼내 연신 땀방울을 훔쳐내며 가다보니 저멀리 관음사 등반로가 보인다.
3시간쯤 걸려 관음사 등반로에 이를 수 있었다. 관음사 등반로 맞은편 휴게소에 들러 파전에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켰다.
시원함이 목구멍을 통해 내려간다. 입가에 남아있는 허연 막걸리 액을 손으로 훔치며,,
막걸리 한 사발로 목을 축이고 다시 관음사 길로 걸었다. 등산하려는 사람들도 보이고 여기까지 마라톤으로 뛰어온 용감한 여성분도 만날 수 있었다.
외국인도 등산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고,관광버ㅡ스 한대가 멈춰 서더니 한무리의 사람들을 쏟아낸다.
관은사를 지나 내려가니 관음사의 신비의 도로가 나온다.
여기는 1100도로의 신비의 도로처럼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마찬가지 착시현상으로 인한 어엿한 신비의 도로이다.
이 신비의 도로를 뒤로 하고 내려오다 밤나무골에 들렀는데 아직 밤은 여물지 않았고 그 크기가 매우 작아 먹기에는 아직 이른 듯 싶다.
여기까지 4시간이 조금 안되었다.이제 제주대학교까지 걸어가서 버스를 타야 한다.
30분정도를 더 걸어야 한다.
한라산 산행할때의 맛과 이 아침에 도로를 따라 걷는 건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렇게 나와서 아침을 맛보지 않았으면 지금도 이불속의 나가 되어 있을 것인데, 비가 온 뒤의 아침을 맞는 즐거운 상상.그리고
멋진 억새의 풍경과 너른 들판의 모습들이 나를 깨워 불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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