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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이야기/제주사투리

허천바래당 푸더진다..-펌-

by 코시롱 2008. 7. 3.
표준어) 한 눈 팔다가 넘어진다

 

어디를 보는거니

뭐가 끌려서 강아지마냥 이리 기웃 저리 기웃

냄새를  맡고 있니

길도 멀고 어서가자

어린 아기도 보채며 울고 집에서들 기다리고  있잖아

어느 틈에 보리밭 잡초 다 뽑을래

내일 모레 제사도 지내야하고

집으로 빨리가자

그렇게 아무데나 다니다

뱀도 물리고 똥도 밟힌다

 

한 눈 팔지 팔고 다녀라 넘어진다

넘어지면 코도 납작해지고

머리도 깨진다

남들이 흘겨보지는 않을 줄 아느냐

저 거지 봐라

많이 넘어진 모양하고는

남의집 대문만 오래 쳐다보다 떡 하나 주니

한입에 통째로 먹잖아

오죽 먹고 싶었으면 그러겠니

부지런히 움직여야 사람되는거란다

 

(제주 사투리)

허천바레당 푸더진다

어드레 바렴시니

무싱거 주우룻허연

강생이그치룩 이레 주왁 저레 주왁 내음살 맡암시니

질도 멀곡 혼저 글라

두린아기도 멩멩호곡 집에서덜 지드렴시네

어느 드멍에 보리왓디 검질 다 멜티

닐 모리 식게도 호여 먹곡

집더레 재게 글라

기영 아무듸나 뎅기당

배염도 물리곡 똥도 볼라진다

허천바레지 말앙 뎅기라 푸더진다

푸더지민 코도 멜싸지곡

데멩이도 벌러지는데

놈덜이 눈꿀은 안호카부덴 허염시냐

저 동녕바치 바리라

하영 푸더진 서늉광

노미집 대문만 헐긋이 바리단 떡 호나 주난

혼 입에 온차로 먹엄시녜

오죽 기르와시민 경호커냐

부지런히 오몽호여사 사름되느녜

 

 

** 옛날 제주도의 어머니들이 아이들에게 하는  전형적인 잔소리(?) 모습 입니다.

척박한 제주도의 땅에서  살려면 그 옛날... 어머니가 아이들을 이끌고 밭에도 가야하고

농사일 도와야하는 아이는  천방지축으로 들로 산으로 돌아다녔겠죠.

어머니는 늘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종일토록 농사일하다가 어린아이 걱정에 , 제사지낼 걱정에, 그래도 힘든 농사일 하면서도

아이들에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라는  뜻에서  "저 거지 봐라"..... 하면서  한눈 팔다가 넘어진 모습을 한 거지의 동냥을  부끄럽게 여겨서 한눈 팔지 말고 정신 똑바로 차려서  살라는

메세지가 들어있는 시에요.   -제주어시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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