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만들기·자전거·미니어쳐·전시/잔차

[스크랩] 자전거로 장성을 가자 ...퍼온글임.

by 코시롱 2009. 11. 23.

장성호 주변의 화려한 단풍.
MTB 대회에 참가한 자전거 동호인들이 축령산 임도를 힘차게 달리고 있다.
장성군청 제공

자전거 여행이 주는 보너스는 건강한 몸이다. 심폐 기능을 증진시키고 전신 지구력을 향상 시켜 주며 온몸이 무너질 듯 허리가 아픈 사람들에게도 자전거 타기는 특효약이다. 무엇보다 현대인의 공통 질환인 스트레스가 페달을 밟는 순간 저 멀리 날아가 버린다.

도심 속 잘 가꿔진 자전거 도로도 좋지만 숲 속 비포장도로를 달려 보지 않는다면 자전거가 주는 혜택을 절반도 못 누리는 것과 같다. 하지만, 산으로 자전거를 타러 간다고 생각하면 더럭 겁부터 난다.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찾아보면 길은 언제나 있는 법. 누구나 쉽게 숲이 주는 선물을 즐기는 자전거 코스를 찾아 조금은 멀리 전라남도 장성까지 떠나 본다.

전라남도 장성 땅은 동쪽으로는 담양, 서쪽으로는 영광, 남쪽으로는 광주와 함평이 위치해 있으며 북쪽으로는 전라북도 정읍, 고창, 순창과 마주한다.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익산, 전주, 정읍을 지나면 남도 땅의 관문 장성에 도착한다. 축령산이 품고 있는 편백나무 숲이라는 보물도 있다. 
삼나무와 편백나무는 모양이 비슷하지만 잎의 모양이 다르다. 왼쪽이 삼나무, 오른쪽이 편백나무.

풀과 흙과 나무와 바람, 그리고 온갖 생명들이 모인 집합체를 우리는 숲이라 부른다. 대한민국 어디든 숲은 있지만 이곳의 숲은 특별하다. 축령산(높이 621m) 자락 북일면 문암리, 서삼면 모암리, 대덕리 주변을 따라 광활하게 펼쳐진 596ha의 자연휴양림은 편백나무, 삼나무 등 침엽수가 가득하다.

편백나무 숲은 상쾌한 특유의 향기를 내뿜는데 이것은 피톤치드의 작용이다. 테르펜과 페놀 화합물, 알칼로이드, 글리코시드가 주성분인 피톤치드는 1943년 러시아 태생 미국 세균학자 왁스먼이 처음으로 실체를 밝혀냈다. 식물이 병원균·해충·곰팡이에 저항하려고 내뿜거나 분비하는 물질이기 때문에 인간이 삼림욕을 통해서 이것을 들이마시면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지고 몸 안의 독소를 없애 건강한 신체로 만들어 준다.

이곳의 광활한 숲은 춘원 임종국(1915∼1987) 선생이 1956년부터 혼신의 힘을 다해 가꿔온 산물이다. 개인의 피와 땀이 거둬낸 조림성공지라는 놀라운 내력을 듣고 나니 숲에 대한 감동이 한층 더해진다. 
넓고 평탄한 축령산 임도의 모습.

원래 정상까지 이어진 임도에 차를 몰고 올라 갈 수 있었지만 최근 급증하는 방문객 때문에 산아래 주차장을 만들고 지난 9월부터 자동차의 통행을 막았다. 자전거족에게는 희소식이다. 차가 지나던 길이기 때문에 임도는 폭이 넓고 단단하게 다져진 상태다. 전문 산악자전거 동호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충분히 숲 속 라이딩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코스다. 숲길 초입에만 들어서도 머릿속까지 맑아지는 듯 한 피톤치드 향기가 진하게 온몸을 휘감는다. 임도에 진입하려면 서삼면의 괴정마을, 대곡마을, 모암마을 혹은 북일면 금곡마을의 4개의 진입로가 있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한다면 서삼면 추암리 산 24-7번지를 입력하면 그곳이 괴정마을이다. 괴정마을→삼거리주차장(춘원 임종국선생기념비) → 헬기장 →능선갈림길 →정상 →임도 → 삼거리주차장 → 금곡마을의 8.8㎞ 코스가 가장 기본적인 코스지만 임도 양옆으로 좁은 오솔길들이 이어져 다양한 난이도의 무궁무진한 코스 구성이 가능하다.

라이딩을 마치고 숲길 입구에서 순박한 인심을 가진 아주머니가 말아내는 국수 한 그릇 뚝딱 해치우며 숲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홍길동 고구마라 이름붙인 작고 길죽한 호박고구마와 신김치도 입에 착착 붙는다. 영화 ‘태백산맥’과 ‘내마음의 풍금’ 촬영지인 금곡영화촌도 지척에 있어 연계 코스로도 가능하다. 
장성 조정경기장 주변의 자전거 도로.

축령산의 라이딩 코스가 짧게 느껴진다면 자동차로 10여 분 거리에 위치한 장성호를 찾는 것도 좋다. 북이면 수성리 부근 조정경기장을 끼고 도는 수변도로를 따라 자전거길이 잘 조성돼 있다.

“겨울철에도 따뜻하고 바람도 많이 불지 않아 전국의 조정팀들이 전지훈련 장소로 애용하는 곳이다”라는 김병교 장성군청 문화관광과장의 말처럼 호수 주위 사방으로 산들이 둘러싸고 있는 지형이라 물비늘 반짝이는 호숫가는 아늑하기 그지없다. 날씨가 쌀쌀해 지는 늦가을 자전거 코스로도 최적인 셈이다. 둘레가 15㎞가 넘는 큰 호수지만 현재 자전거 길은 8㎞구간에만 이어져 있다.
친환경적인 임도 등을 이용해 전체 구간을 연결하면 장성호 일주 코스  자전거 여행의 명소로 거듭날 것이다. 

출처 : 탐라MTB
글쓴이 : 불사조 원글보기
메모 :